본 논문에서는 기본소득이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본소득은 현재의 복지제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효율성과 혁신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은 이론적·실증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그 이유를 기본소득의 이데올로기적 특성에서 찾아보았다. 이데올로기로서의 한국의 기본소득은 ‘공유부 배당’이라는 급진적 담론과 ‘조건 없는 현금 지급’이란 실용적 담론이 혼재되어 있다. 후자는 중산층이 기본소득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갖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지만 동시에 기본소득을 정치적 포퓰리즘 담론으로 소비하도록 만들 위험도 낳았다. 한편, 한국의 기본소득은 이념을 기초로 현실을 파악한 뒤 그것과 부합하는 경험적 현실만을 선택적으로 인정하는 ‘이념주의적 실용주의’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한국의 맑스주의와 매우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