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한국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논의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정책담론과 언론담론에서 숫자로 번역되고 덧셈과 뺄셈으로 계산된다. 학술 연구들이 그들의유학동기와 적응과정에 주목하긴 했으나 개인적·심리적 차원에 관심을 한정하고, 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등에 주목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문화주의적 접근을 통해, ‘정치적 장소’로서의 그들 얼굴을 그려보고자 했다. 중국인 유학생 10명과의 심층인터뷰를 실시해 한국과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관한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정치’와 관련해 그들은 중국정치체제가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청와대 청원’과 ‘언론의 자유’ 등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경제’에 관해서는 중국의 국가주도 계획경제 운영방식과 국유기업 형태에 지지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경제 성장에 관해서는 민영기업에 더 큰 기대를걸고 있었고 학업을 마친 후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체류하길 희망하고 있었다. 중국의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개진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에 젠더, 인종 혹은 종족에 따른 차별이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화’와 관련해서는 ‘한한령’을 통해 문화권과 놀이권을 억압하는 중국정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식의 연구결과는 ‘시진핑 키즈’ 혹은 ‘애국·보수주의’ 등 일부 중국 청년세대를 설명하는 용어가 한국 대학을 경험하는 유학생들에게 일괄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보여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 청년들 사이에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보고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