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東學會는 1907년 중앙 유림 관료 집단이 결성한 보수 학술단체이다. 대동학회 임원진은 조선후기 집권층 유학자 출신으로, 東道西器論에 입각한 대한제국의 광무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국내외 정세의 격변으로 인해 그 기득권의 근간인 전통 체제가 위협을 받은 까닭에 그에 대응하는 정책을 구사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결국 일제 정치 유교 집단과 협력하여 대동학회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대동학회 강연회는 매주 유림 회원을 대상으로 유교의 윤리에 서학의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모임이다. 그 내용의 일부는 「講義錄」으로 요약되어 『大東學會月報』에 수록되기도 한다. 이는 일부 유림 세력의 지지를 받았고, 일제의 유림 회유 정책에 기여한다. 그 과정에서 경전강사 李重夏(1846-1917)가 활약한 것이다.
이중하는 대동학회에서 평가위원ㆍ경전강사ㆍ전문학교교장ㆍ교육과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면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학회 활동에 참여한 바 있는데, 특히 경전강사로서의 활동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강연의 주제를 보자면 그는 『論語』 7건(「爲政」 1건, 「公冶長」 1건, 「雍也」 1건, 「述而」 4건), 『中庸』 2건(17장ㆍ20장), 『孟子』 1건(「離婁下」) 등을 다루었다. 강연의 요지를 보자면 그는 유교 체제의 부흥을 국가 부흥의 관건으로 제시하고, 사족의 자격과 역할의 회복을 유교 부흥의 핵심으로 지목한다. 그러고는 전통 주자학의 修己治人 실현을 그 방도로 제시하고 그 실천을 권면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그 학문 사상의 연원인 율곡의 『聖學輯要』의 과정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論語』ㆍ『中庸』ㆍ『孟子』 등 여러 四書의 문구를 근거로 修己의 知行ㆍ立志ㆍ誠實ㆍ矯氣質과 治人의 用賢ㆍ取善 등 여러 聖學의 과정을 도출하고 이를 회원에게 권면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대한제국기 정세에서 전통 집권층의 생존 전략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일제에 부역하게 되는 대한제국기 집권층의 구체적 행동 양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