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한 비시각장애인 미술교육연구자가 시각장애학교 사진수업을 참여관찰하면서 시각장애학생들의 사진과 그들의 사진표현의 잠재성을 발견해가며 자신의 “사진”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자문화기술지로 수행된 이 연구는 사진이 가장 시각능력이 요구되는 표현이라는 절대적 믿음으로 인해 시각장애학생들의 사진표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의 벽에 부딪혀 포기될 뻔한 연구 상황과 어떻게 그 단단한 경계를 넘어 비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사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이 공간을 발견해 가는지 그 과정에 대한 섬세한 기술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앞으로 사진이 시각뿐만이 아닌 다양한 감각으로 표현이 시도될 때 어떤 새로운 사진 세계와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진표현이 불가능할 것 같은 타자의 존재가 자아의 사진표현의 한계를 어떻게 드러내주며,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고 또 다른 새로운 생성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