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노동(자)의 문제에 주목한 박현덕의 시조 작품을 중심으로 산업화 시기 대리 노동의 양상에 대해 고찰하였다. 오늘의 좌표에서 노동문학을 탐사하는 것은 노동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과 노동이 구성한 주체의 삶을 재조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예고하는 노동구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인간 정체성에 대한 물음 등에 적실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본체제와 제국 질서의 방조로 추진되었던 이전 시기 산업화의 실상을 성찰해야 한다. 즉 인간의 존엄성을 차등화하고 이를 위계의 잣대로 적용해온 자본 본위의 근현대체제와, 이러한 논리에서 배태한 취약계층의 대리 노동의 문제를 탐색함으로써 인간-노동의 관계를 재사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때 이진경이 논의한 서비스 이코노미로서의 대리 노동 개념을 차용해 문학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현대시조 작품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서론에서는 노동이 갖는 제 의미와 선행연구를 고찰하였고, 2장에서는 근대체제 이후 노동하는 존재로서 조형된 인간 정체성에 대해 탐사하였다. 그리고 3장에서는 박현덕의 시조에 형상된 대리 노동의 실태를 산업 노동자와 성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의 양상으로 고찰하고, 결론에서는 소략하나마 포스트-노동을 위한 성찰을 전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