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교방가요 수록 가곡 작품들에 반영된 지역성과 그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19세기 후반 진주 교방의 연희 기록인 교방가요에는 교환창 33수와 우·계면 64수 등 총 97수 가곡창 작품이 수록되었다. 가집의 전체적 구성만을 놓고 보면 19세기 중앙의 가집 편찬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교방가요만의 독자적인 노랫말 변이 양상과 시조창 노랫말과의 교섭 양상을 통해 보면 지역적 특색이 잘 반영된 가집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교방가요 소재 가곡 작품의 지역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가집 편찬자 정현석과 진주 교방 기생들의 의도성과 독자성이 반영된 노랫말 변이이다. 19세기 가곡 문화는 서울 중심의 중앙 지향적 문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방가요 소재 작품에는 담당자들의 의도에 따른 변형·재편된 노랫말과 악곡으로 가곡창이 연행되었다. 다른 하나는 시조창 문화와의 상호교섭에서 나타난 노랫말의 변이 양상이다. 교방가요에 반영된 시조창 노랫말들은 단순한 오기나 실수가 아닌 조선후기 지방의 교방 문화권에서 가곡창과 시조창이 함께 연행·향유되던 전통이 남겨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19세기 중후반 지방의 가곡 문화와 시조창 문화[영제 시조]의 교섭 양상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이 논의를 통해 진주 및 영남 지역의 가곡 문화권에서 실현된 가곡 연행의 실질적인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또한 조선후기 지방의 가곡 연행의 전통과 지역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