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아시가리((蘆刈))』를 환상문학으로서 분석하고, 또 판타지성을 살리기 위한 장치로서 서술 방법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소설의 ‘때’와 ‘장소’ 설정에는, 반드시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이 작품은, 우선 구성에서 보면 기행문의 형식에서, 액자형식 구조를 도입하여, 1차 화자인 내 이야기 중에 우연히 만난 남자가 2차 이야기자로서 아버지와 오유사마의 이야기를 한다. 남자를 2차 화자로 사용한 것은 그가 메이지의 사람으로 현대와 거리감을 느끼게 하여 환상과 같은 이야기가 가능하도록 할 의도였을 것이다. 독자에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님을 믿게 하려는 의도, 또 실제로 오유사마를 만난 장본인인 그가 전함으로써 진짜다움과 감동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환상적인 현상을 출현시키는 ‘때’와 ‘장소’의 비밀을 알아보고, 설정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그래서 시간이 어떻게 회자되는지를 주넷의 언설법에 관한 이론을 『아시가리』 구성에 적용해 본다. 이 작품을 말하는 순서와 ‘속도’에 따라 분류하고, 나아가 ‘때’로서의 시대, 계절, 하루 동안의 시간에 대한 분석과 함께 ‘장소’로서 국가, 지방・지역, 지형 등을 통해 이 소설의 ‘방법’도 고찰한다. 『아시가리』에서 형체가 없고 포착 불가능한 환상과 같은 구성을 이탈로 칼비노가 언급한 ‘일상적 환상’이라는 이론을 적용시켜 분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