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과 매체는 새로운 도구를 넘어, 일종의 ‘디지털 문화’로 우리 삶에 깊이 자리잡았다. 디지털 문화는 개인의 사고, 행동, 소통양식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일종의 틀이 되며, 이로 인해 주체의 형성 역시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교육논의는 주로 디지털 매체의 도입 및 이를 활용하는 개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춘 반면,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근본적인 변화를 깊이 고려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스위스의 매체학 연구자인 Stalder와 독일의 사회학자 Reckwitz의 연구를 중심으로 디지털 문화의 기제와 특징, 또 디지털 문화가 주체의 형성에 끼치는 영향을 고찰하였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 문화는 ‘지시성(指示性)’, ‘공동체성’, ‘알고리즘’이라는 세 가지 기제를 근간으로 하며, 이러한 디지털 문화 속에서 주체는 ‘자율성’과 ‘타율성’ 사이의 긴장관계 속에 처한다. 이를 고려할 때 향후 디지털 문화 속의 교육은 ‘정위(定位)’, ‘협업’, ‘창조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