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의 『중등교육 조선어급한문독본』은 1권이 1933년에 발간되고 5권은 1937년에 간행된다. 그런데 같은 해에 조선어급한문과는 조선어과로 개칭되고 한문은 폐지되며 한문은 조선어가 아닌 국어(일본어) 과목에 종속된다. 1938년에는 국가 총동원법과 악명 높은 조선어 말살 정책이 실시된다. 이글은 이 독본의 5권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식민지 한자권 아래 추진된 문화통합의 한계는 이처럼 명백한 것이나 위에 언급한 9과ㆍ18과ㆍ20과를 포함한 중등독본의 총 109 단원 중 46단원이 해방 후의 『중등국어교본』에 계승된다. 식민지 한자권은 식민지와 함께 종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