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20세기 전반기에 나타나는 ‘해’체 어미 ‘-어’의 사용 양상을 양태 어미 ‘-지’와 ‘해라’체 어미 ‘-다’의 양상과 비교하여 살펴봄으로써 20세기 초에서 현대국어로 이어지는 종결어미의 사용 양상에 대한 변화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양태를 가지고 있는 ‘-지’와 달리 ‘-어’는 양태를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초기 ‘-어’의 사용 빈도는 낮다. 그런데 ‘-어’는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을 실현하게 되면서 사용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
‘-어’는 양태 의미가 없으므로 ‘해라’체 ‘-다’와 의미ㆍ기능, 사용 범위가 겹친다. 그런데 ‘-다’는 [±상관성] 장면 쓰이는 데 반해 ‘-어’는 [+상관성]만 쓰이고, ‘-어’는 화자 자신의 발화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데 반해 ‘-다’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어’는 그 사용 양상에 있어서 ‘-다’와 차이를 보임으로써 발달하게 된다.
20세기를 거치면서 종결어미의 의미ㆍ기능에 영향을 끼쳤던 요인으로 억양을 들 수 있다. 어떤 억양을 수반하느냐에 따라 의미ㆍ기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어’는 양태 의미가 없지만 다른 양태 어미와 마찬가지로 사용 양상에 따라 억양이 달라진다. 이것은 ‘해라’체 어미 ‘-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