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어병음자모는 ‘한자 폐지’를 전제하여 한자의 대체문자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문자적 기능과 효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어문정책의 변동으로 ‘한어병음자모’는 한자의 기능을 보완하는 보조 문자의 역할로 조정되었다. 이에 처음 설정되었던 자모의 설계 원칙을 도외시하고 “한어병음자모”를 “한어병음부호”로 인식하여 오늘날 중국어 교육에 적지 않은 폐해가 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한어병음자모 ‘iu’를 통하여 ‘자모’와 ‘부호’의 중차대한 간극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
즉 한어병음자모 ‘iu’는 얼핏 ‘복모음’으로 보이지만 실은 [iəʊ] 음가로 설정된 ‘운두+운복+운미’ 구조의 ‘중향복모음’이다. 「한어병음방안」「운모표」에 “영성모일 경우는 ‘iou’로 쓰고 앞에 성모가 오면 ‘-iu’로 표기하라”고 각주가 달려있는데 「한어병음방안 · 운모표」: “iou, uei, uen前面加声母的时候, 写成iu, ui, un。例如niu(牛), gui(归), lun(论)。”
이러한 조치는 조원임의 「국어로마자연구」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조원임은 “글자는 ‘모양’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文字尙形)‘’는 원칙에 입각하였고, 또 글자는 “될 수 있는대로 짧은 자형을 고려해야한다”고 명시하였다. 즉 조원임은 자모를 발음의 원리에 따라 설계하지 않고 자모의 시각적 효과를 우선 고려하여 글자꼴을 설정하였다. 그러므로 “영성모+iou, 성모+iu”의 규칙은 온전히 표기상의 원칙일 뿐 실제 발음과 연동하여 설정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