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하는 등 활발한 공천개혁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당들의 공천이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서 민주주의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국회의원후보 공천제도의 새로운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개선 방향의 준거점은 하잔과 라핫(Hazan & Rahat)의 ‘3단계 공천모형’이다. 이들의 논의는 정당을 통한 참여와 당내의 균형잡힌 분권화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정당의 공천이 외형상으로는 하잔과 라핫의 ‘3단계 공천모형’과 유사하지만,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밝혔다.
무엇보다도 정당조직이 약한 한국 정당들에서는 공천제도가 선별적 유인체계를 제공함으로써 당 기능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그동안의 오류를 수정한 새로운 형태의 3단계 공천모형이 한국 정당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모형에서 당 조직의 3주체인 중앙당, 시·도당, 당협(지역위원회)은 공천의 각 단계를 통해 균형잡힌 역할을 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당내 구성원인 당 엘리트, 당 대의원, 당원들도 그에 걸맞은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체계적인 시각에서 각각의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구체적인 공천 해법은 정당정치와 선거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