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현상학적 이념과 방법을 습관적 여가 행동에서 새롭고 역동적으로 응용하여 자유의 참모습으로 해명하고자 하였다. 기존 습관이론에서의 신체에 관한 이해는 몸과 마음이 분리된 이원론적 입장에서 수동적 객체로 이해되고 있다. 현상학적 관점에서 신체는 자아를 넘어서서 우리가 세계에 존재하고 관계 맺기 위한 의미 있는 조건으로 본다. 신체의 습성화는 세계와 의식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현상학에서 신체와 습관은 불가분적 관계에 있다. 이 연구를 위한 자료는 8명의 미사전례 반주자들을 대상으로 여가에서의 습관형성과정을 객관적 지표(self-report habit index: SRHI), 심층면접, 장기간 관찰을 통해 수집되었다. 여가에서 미사 반주라는 상황적 신호는 오르간이라는 악기를 반복적, 습관적으로 행동하도록 훈련시킨다. 여가에서의 습관은 이와 같은 행동이 일관된 상황에서 반복될수록 의식적 노력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분석결과, 미사전례 반주자들의 습관형성과정은 ‘생각에서 행동으로’, ‘신체화된 의식’, ‘신체-주체적 자유’의 주제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에서 습관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혹은 심리적 보상으로 이해될 것이 아니라, 습관형성과정에서의 신체는 세계와 의식을 매개하는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습관은 신체의 운동성으로 형성되고 결국 우리는 신체성을 통해 세계에 존재하고 관계 맺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유는 고정된 감정이나 이상적 체험이 아니라, 습관형성과정 내내 동적으로 구현되는 그 무엇이라 할 수 있으며 세계 속에 신체로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이 끊임없이 세계와 의미를 형성해가는 의식체험 그 자체에 있음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