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부터 극예술연구회는 라디오드라마의 제작과 송출에 들어섰다. 이러한 극예술연구회의 행보에는 유치진과 이석훈의 활동과 인식이 개입되어 있다. 유치진은 자신의 첫 무대극 연출작 〈우정〉의 라디오드라마 연출(지휘)도 맡았다. 라디오드라마 〈우정〉은 극예술연구회가 제작한 첫 번째 라디오드라마였다. 이후 유치진은 극예술연구회에서두 번째 라디오드라마 〈아들의 마음〉을 연출했고, 개인적으로는 라디오드라마 대본 〈룸펜 인테리〉를 창작하기도 했다. 극예술연구회와 유치진의 이러한 행보에는 이석훈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석훈은 1930년대 라디오드라마의 이론을 정립하고 그 보급을 추진한 인물로, 그가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극예술연구회도 라디오드라마 제작과 보급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실험과 협력은 극예술연구회뿐만 아니라 조선 예술계에서 라디오드라마의 장르적 인식을 북돋웠고, 그 미학적 특성을 가늠하려는 모색과 노력을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