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픈마켓 플랫폼이 한국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국가의 역할에 주목해서 설명한다. 오픈마켓 사업은 기업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콘텐츠에 기초하고 있지만, 인터넷 인프라와 이용자, 사업자금, 시장 신뢰를 증진시키는 제도와 법, 효율적인 물류시스템도 종합적으로 갖추어져야 작동할 수 있다. 오픈마켓 형성은 기술이나 기업전략만의 함수로 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픈마켓 작동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국가정책에 따라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오픈마켓은 1997년 IMF위기 이후 국가의 위기극복 전략과 새롭게 등장한 오픈마켓 기업들의 전략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되었다. 정부는 온라인 인프라 구축과 IT기업의 자금조달체계, 시장신뢰제도와 법을 구축하는 한편,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택배산업 규제완화도 단행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초위에서 오픈마켓 기업들은 여러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모으고, 판매자에게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고,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은 소수 기업의 시장지배와 택배업 노동조건의 악화 등을 수반하는 것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