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가상현실, 대체현실 등의 용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현실과 비슷한 가상의 세상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 인공적으로 창조된 가상세계(이른바 ‘메타버스’) 안에서 실제로 경제활동, 친목활동 등을 하는 가상세계의 개념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창조된 세상 속에서 기업은 광고를 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등 경제활동을 수행하며 이용자들은 제품을 체험, 구입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하는 등 친목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반면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에 이르면서, 가상현실에서의 성폭력 범죄 역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는 현행 형사사법체계는 가상현실에서의 범죄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는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이를 처벌하기 마땅하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이 논문에서는 가상현실 공간에서의 범죄, 특히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성폭력 범죄와 관련하여 가상현실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성폭력 범죄를 유형화하고 각각의 유형에 대하여 현행 법체계의 한계를 분석해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