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근대전환기 내방가사에 나타난 여성들의 교육담론 양상과 의미를 고찰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내방가사는 근대전환기 여성교육에 대한 담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텍스트이다. 특히 신문·잡지 등의 근대적 매체나 여훈서 등의 전통 교육서와는 별도로 여성 스스로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선행연구에서도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내방가사에 담긴 여성 담론에 대해 살핀 바가 있다. 그러나 여성 담론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어 여성교육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조명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본고는 특히 교육에 대한 여성 스스로의 인식과 담론 양상을 주목하였다. 여성들이 생각했던 교육의 내용이란 어떤 것이었는지, 그들이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내방가사 텍스트를 통해 주로 살폈다.
내방가사에 나타난 근대전환기 여성들의 교육에 대한 담론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글 배우기의 강조와 자기표현의 욕구, 시대변화에 따른 여성교육의 역할 모색, 그리고 학교교육과 이에 대한 구여성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것이다. 여성들은 교육이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내방가사를 통해 말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거나 재구성하고 있었다.
대체로 내방가사 향유자들은 근대전환기 새롭게 대두되고 있었던 여성교육의 시대적 요청에 공감하고 있었고,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새로운 위상과 정체성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들이 글 배우기나 익히기의 수준, 전통적인 유교이념에 입각한 여덕(女德) 수행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었다 하더라도, 내방가사 향유를 통해 교육이라는 주제에 대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