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중관계 30년의 역사를 정치외교적 시각에서 진단하고, 직면한 도전과 제약요인들을 분석하여, 미래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중관계는 수교 이후 상호 공통의 이해 추구를 중시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원칙하에 정치, 경제, 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중 양국은 상호 주요 무역 파트너가 되었고, 인적 교류는 다양화, 다층화, 다원화되었다. 정치적으로도 안보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전략적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였다. 물론 갈등과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사드 사태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김치, 한복 등 사회문화 갈등으로 인해 상호 국민감정이 악화되기도 하였다. 더구나 현재의 구조적 현실은 한중관계의 미래발전에 제약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차원의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제, 안보, 가치⋅이념의 디커플링 현상이 양국 간에 의도치 않은 오해와 반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경제관계도 상호보완성보다는 상호경쟁성이 부각되고 있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한미 동맹 등 전통적인 갈등 이슈는 한반도의 지정학, 지경학적 리스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관계의 발전은 중요하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이고, 오랜 역사를 통해 정치외교, 경제무역, 사회문화 모든 방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한중 양국 모두 경제적, 정치외교적 파트너쉽의 중요성과 안정적인 미래발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록 당면한 구조적 현실이 어렵다 하더라도 이제는 서로 다름에 대해 직시하고, 이를 어떻게 상호존중, 조율하고, 혹은 극복할 것인지를 논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