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손 없는 색시〉의 ‘성장’을 둘러싼 주체성의 방향을 탐색하고, 이후 다양한 갈래 및 매체로의 변화 과정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손 없는 색시〉는 분명 한 여성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그 성장이 ‘아버지-남편-아들’로 이어지는 남성 등장인물로의 세 주체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게 되면서, 결국 색시의 성장 역시 남성지배질서의 용인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즉, 전통사회 여성의 성장이라는 것은 여성 개인의 주체적 선택이나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성의 용인과 그런 남성에 의존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수동적 성장으로서의 면모는 〈손 없는 색시〉의 영향을 받은 〈연당전〉과 〈황연단〉에서도 그대로 재연된다. 아니 이 두 작품에서는 소설적 변이를 통해 오히려 남성지배질서의 횡포와 견고함이 더욱 강조될 뿐이다. 하지만 〈순금전〉에 이르면서 일정한 변화가 포착된다. 〈순금전〉은 〈손 없는 색시〉에서 여성의 성장을 결정지은 ‘아버지-남편-아들’의 역할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순금 자신의 능력과 행위일 뿐이다. 원작에 대한 일정한 변화를 통해 여성 스스로 선택한 성장의 형태가 비로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순금전〉에서 보였던 변화의 흐름은 인형극과 그림책으로 매체가 전이되며 더욱 극명해진다. 인형극·그림책 〈손 없는 색시〉에서는 손 절단의 주체가 ‘손’ 자체로 그려지면서, 한 개인의 ‘성장’이나 ‘주체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리고 결말까지도 손의 ‘재생’이 완성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잘린 손을 통해 ‘아픔’을 가진 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더 주목한다. 이제 더 이상 〈손 없는 색시〉의 서사를 통해 여성의 성의식을 드러내거나 성장의 주체가 누군지 밝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의 서사로 변이되었기 때문이다. 〈손 없는 색시〉는 새로운 시대의 논리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런 변화의 흐름을 찾아 나가는 것 역시 〈손 없는 색시〉를 탐구하는 하나의 길이 아닐까 한다.This paper intends to examine the growth of women in 〈The Bride without Hands〉. And discuss the change to various media together. 〈The Bride without Hands〉 clearly describes the growth of a woman. But the growth is due to 'father-husband-son'. After all, the growth of women is due to the approval of the patriarchy.
Such passive growth can also be seen in 〈Yeondangjeon〉 and 〈Hwangyeondan〉. Rather, the ‘Male-Dominated Order’ is further strengthened in these two works. But in 〈Sungeumjeon〉, a change appears. Unlike the original film, the role of "Father-Husband-Son" rarely appears in 〈Sungeumjeon〉. It is determined solely by Sungeum's own choices and actions.
The changes shown in 〈Sungeumjeon〉 become more apparent in puppet shows and picture books. In this work, the subject of hand cutting is drawn by the "hand" itself. Through this, this work focuses on the wounds of people's hearts as the subject of the work. In this way, 〈The Bride without Hands〉 is passed down with different themes according to th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