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연구는 희극 『부조리 희극 혹은 페터 쉬크벤츠씨 Absurda Comica oder Herr Peter Squentz』(1658)의 메타극적 관찰 형식을 독일 중세의 사육제극 전통의 맥락에서 고찰한다. 사육제극에서는 어리석은 평민들이나 알레고리적 인물들이 현실 판단 실수로 우행을 저지르게 된다. 관객은 그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관찰하면서 즐기게 된다. 작품은 그 전통을 고유의 메타극적 이중구조로 계승한다. 메타극의 내부극에서 공연되는 내용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Metamorphosen』중 하나다. 바깥극에서 관객들은 내부극을 관찰하며 즐기게 된다.

내부극의 공연은 실패한다. 공연의 실패는 무엇보다도 연출자의 고전주의적 예술형식 의지와 마이스터 배우들의 연기능력간의 격차 때문에 생겨난다. 마이스터들이 연출해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비극적 영웅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연출자가 추구하는 드높은 시적 이념과 마이스터들의 낮은 지적 수준이 커다란 괴리를 나타낸다.

계몽이 어떤 내용의 것이어야 하는지 명시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공연의 실패는 마이스터들에 대한 계몽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부수적으로는 중세 고전주의적 질서 이념을 심리적으로 배후에서 생산하는 효과를 낸다. 공연의 마지막에 연출자는 종교적 우의(寓意)를 통해서 극의 이념 지향성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