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하이네의 팬데믹을 소재로 한 작품 『콜레라에 관하여 말하다. 1832년 파리 보고서 Ich rede von der Cholera. Ein Bericht aus Paris von 1832』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 작품은 원래 하이네가 파리 망명시절 독일 신문 아우구스부르크 「알게마이네차이퉁 Allgemeine Zeitung」에 기고한 『프랑스 상황 Französische Zustände』(1832)의 6번째 사설로서 19세기 파리에서 콜레라가 처음 유행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고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그의 문학 속에 형상화된 팬데믹의 초기 상황과 집단적 폭력의 양상에 주목하고 이를 르네 지라르 René Girard (1923-2015)의 폭력과 희생양 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논문의 주된 내용으로는 ‘콜레라 초기 상황’, ‘집단폭력과 희생양’, ‘가짜 뉴스와 음모론’, ‘사회적 불평등과 계급 양극화’의 네 가지 주제를 나누어 고찰하고 마지막 맺음말에서는 코로나에 직면한 오늘날 위기 사회를 반추해보고자 한다. 본 논문의 의의는 팬데믹(페스트, 콜레라, 코로나)이라는 공통된 상황에서 서로 다른 시대의 사회적 문제점을 통시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향후 하이네 연구에도 새로운 시의적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