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독일 산업과 경제의 부흥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탈산업화의 구조변화로 한때 독일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던 루르지역의 문학경관, 문화경관 및 산업문화경관을 고찰한다. 루르지역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그동안 무엇보다 산업문화와 관련한 것으로서 사회학 및 주로 도시재생 문제와 관련하여 산업문화의 사회적, 기술적인 부분의 연구에서 다루어졌다. 마치 산업문화가 곧 루르지역의 정체성인 것처럼 단일화되어 온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근본적인 질문 즉, 산업화 이전 이 지역에 대한 모습이 어떠했는지부터 출발한다.
이 지역의 150여 년에 걸친 산업화 그리고 탈산업화 이후의 문제 및 산업이 문화로 거듭나는 과정에는 이 지역의 사회, 문화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커다란 정신적, 문학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렸을 수도 있었던 루르지역의 산업문화가 새롭게 태어나게 된 계기는 루르지역의 문학-, 문화-, 산업문화 경관의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루르지역, 레비어 Revier(루르지역의 다른이름)에 대한 문학-, 문화- 산업문화 경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지역의 정신적인 토대가 될 수 있었던 문화적, 문학적, 정치적, 사회적인 요소 나아가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이 지역 발전에 크고 적게 기여했던 지역 정체성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상세하게 고찰한다. 프랑크 고젠의 텍스트를 통하여 ‘루르폿 Ruhrpott’ 으로 대변되는 이 지역의 독특한 문화 및 언어 그리고 루르의 문학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 지역 인간성의 특징도 살펴본다. 아울러 한낱 고철덩어리로 남을 수도 있었던 루르지역의 산업문화를 통해 ‘기억의 공간’으로서 과연 이 지역이 무엇을 기억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