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케이크메이커〉(2017)은 과자와 케이크라는 달콤한 일상 음식물의 매개를 통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잔잔한 멜로드라마이다. 이제까지 나온 영화평들은 이러한 특수한 소재(케이크와 과자 등)나 혹은 영화의 특징적 언어나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으며 다양한 성애(이성애, 동성애, 양성애)를 다룬 논문도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자세히 살펴보면 성 문제뿐만 아니라 혼외정사, 대리 연애 등 사회의 터부를 건드리고 있어 의미를 보다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독일인과 유대인의 과거 유럽 200년 동화사가 보다 심층적으로 영화를 의미화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있다. 독일어로 ‘Geschichte’는 공적 거대 담론으로서의 역사와 사적 개인사를 모두 의미하는데, 본 논문은 이러한 공적 역사가 사적 역사에 침투하여 어떤 다층적 의미를 생산하는지를 주로 분석하였다. 이때 베를린과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 음식(케이크, 코셔) 문화와 오븐 사용금지가 내포한 역사적 갈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일인과 유대인의 관계를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의 역사적 맥락과 연결시켜 그 전치된 의미와 내포된 계몽적 의미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영화는 이 복잡한 맥락 속에서 독일인과 유대인 간의 화해와 환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