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된 일자리 조기이탈의 급격한 증가는 최근 한국 노동시장에 나타난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통계에서 제한적으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엄밀하게 측정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관찰되며, 자료(data)를 달리하더라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는 인구구성 변화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조기이탈 위험 자체의 증가에 의한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정년 법제화 및 예상치 못한 고령화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일자리 이탈자의 장기추적관찰을 통해 본고는 이들의 이후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재취업 시 고용의 질도 악화되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해당 가구의 소득분배 상태를 악화시키고 빈곤 가능성을 높이고 있었다. 실제로 주된 일자리 이탈 이후 빈곤 전락 결정요인으로 주된 일자리 근속기간과 이탈 당시 저소득 가구 여부 그리고 가구 내 취업자 비율의 변화가 특히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된 일자리 조기이탈은 근속기간을 단축시켜 소속 가구의 빈곤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는 정년 법제화(legislation)가 조기퇴직의 증가뿐만 아니라 고령빈곤의 증가와도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