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극예술연구회는 제10회 정기 공연으로 국내 극작가의 두 작품을 선택했다. 하나는 이광래의 「촌선생」이고, 다른 하나는 이서향의 「어머니」였다. 「촌선생」은 기본적으로 유치진의 「토막」을 잇는 농촌극으로 인정되었지만, 이서향의 「어머니」는 실상 당시 신극의 문제의식과는 유리된 작품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극예술연구회는 이서향의 「어머니」를 주저 없이 선택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극예술연구회는 해당 작품을 라디오드라마로 먼저 제작하는 예비 실험도 시행했고, 「촌선생」의 출연진을 고려하여 세세한 계산도 수행했다. 그 결과 이서향의 「어머니」는 실제 공연될 수 있었고, 원작자의 무대 디자인과 서사적 갈등 역시 무리 없이 소화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이서향의 「어머니」공연에 나타난 무대 공간과 그 공간에서 진행된 핵심 연기를 분석하는 데에 목표를 두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극예술연구회는 「어머니」의 대중적 취향을 인정하고 무대화 과정에서 이러한 속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공연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 제10회 공연은 이러한 제작진의 의도에 힘입어, 흥행상으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정기 공연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