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일본 근대문학에 나타난 ‘죽음’의 형상화라는 주제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산소리(山の音)』를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가와바타가 51세 때에 쓰기 시작한 작품으로 전후의 황폐한 시간과 그에 맞물린 노인이라는 설정으로 시간을 초월한 고독과 우울마저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고도성장기의 가마쿠라와 도쿄라는 공간적, 지형적 특성으로 본 일본 노인의 정서적인 우울의 온도차도 고찰할 수 있기에 노인 소설 연구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작품을 세 가지 측면에서 노인과 죽음, 노인과 여인, 노인과 자연과 관련하여 ‘죽음’을 분석하고자 한다. 『산소리』는 죽음과 욕망이라는 두 가지 오래된 금기에 과감하게 균열을 내며, 노인의 우울한 일상에서 쉽게 맛보지 못할 열정을 안겨주었다. 그러면서도 ‘산소리’의 죽음의 공포에서 일상으로 되돌리는 ‘접시를 씻는 소리’로 인해 신고는 죽음에 대한 우울과 불안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전후 가와바타가 중년이면서 노년의 이야기를 쓰고 노년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의 연계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연구될 가치가 있다. 또한, 『산소리』는 기존의 문학 연구에서 활발히 논의되지 않았던 죽음과 노년을 구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문학에 나타난 노년의 문제를 고찰하는 후속 연구로 이어지기를 바라기에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