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목격되는 정서적 양극화의 현상에서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몇몇 연구들은 사회정체성 이론에 입각하여 당파적 정체성과 당파적 배열에 근거한 논리를 제공하는 반면, 또 다른 연구들은 유권자들 사이의 정치이념과 정책선호에 주목한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설명논리가 병렬적이지 않고, 그 대신 당파적 정체성의 심화에 따른 정서적 양극화의 표출이 정치이념 및 정책선호의 강도에 의해서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의 한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경험적으로 검증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의 경험적 분석결과는 사회정체성 이론에 근거한 당파적 정체성과 정서적 양극화 간 양의 상관관계가 중도보다 진보 혹은 보수적 정치이념 강도가 강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양자의 관계는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가 당파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정치이념 및 정책에 의해 함께 추동되고 있음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