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음자 ‘ᄋ’의 음가에 대한 논의는 국어사의 오랜 주제이지만, 《訓民正音》 해례의 기록에 대한 해석의 차이와 15세기 문헌에서의 ‘ᄋ’의 분포 양상으로 음가 유무를 확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주로 어두와 모음 사이에서 나타나고, 무성 자음 뒤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ᄋ’은 음가가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하지만 ‘ᄅ’과 ‘ᅀ’ 뒤에서 나타나는 ‘ᄋ’과 ‘ᄆ, ᄂ, ᅌ’ 뒤에서 수의적으로 나타나는 ‘ᄋ’은 ‘ᄋ’이 음가가 없다고 보기 어렵게 만든다. ‘ᄋ’이 음가가 있는 후음이었다고 하면 어두와 모음과 모음 사이에서 나타나는 ‘ᄋ’은 15세기 국어에서 음절 두음 자리에 항상 자음이 온다는 음절 구조 제약이 있다고 기술해야 한다. 음절 두음 자리에 항상 자음이 온다는 음절 구조 제약은 CV가 언어학적으로 가장 무표적인 음절 구조라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ᄋ’이 실현되는 경우에 ‘ᄋ’ 앞에 올 수 있는 자음은 ‘ᄅ’과 ‘ᅀ’, 그리고 ‘ᄆ, ᄂ, ᅌ’이다. 형태소 내부에서 ‘ᄅ’과 ‘ᅀ’ 뒤에서 나타나는 ‘ᄋ’은 ‘ᄀ’이 통시적으로 약화된 자리에서 주로 나타난다. 곡용에서 활용에서 체언이나 어간의 끝소리가 유성 자음일 때 ‘ᄋ’이 수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유성 자음과 ‘ᄋ’이 연속될 때 ‘ᄋ’이 수의적으로 탈락한다는 음운론적 기술이 가능하다. 끝소리가 무성 자음인 체언의 곡용이나 용언 어간의 활용에서는 ‘ᄋ’이 실현되지 않고, 끝소리인 무성 자음이 뒤에 오는 문법형태소의 첫소리로 실현된다. 이것은 무성 자음과 ‘ᄋ’이 연속될 때는 ‘ᄋ’이 잘 탈락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소위 특수어간교체인 체언이나 어간 말음이 ‘$$/르’와 ‘$$/$$’의 곡용과 활용은 특수어간교체 끝모음 ·/ㅡ’가 탈락하여 ‘ᄅᄋ’, ‘ᅀᄋ’의 연속이 나타나는 환경이 되는 것으로 기술할 수 있다. 15세기 국어에서는 모음이 탈락하여 유성자음과 ‘ᄋ’이 연속되는 경우에는 ‘ᄋ’이 탈락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