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자크 랑시에르의 교육사상에서 이야기하기(telling the story)와 즉흥작(improvising)이 가지는 교육적 가치를 논의하는 데 있다. 기존 교육의 중심을 이루었던 설명하기의 행위는 지능의 불평등을 전제로 삼는다. 이는 우월한 정신과 무지한 정신, 유능함과 무능함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절대화한다. 이들은 무한 퇴행의 원리(regression ad infinitum)에 지나지 않는다. 랑시에르는 낮은 지능이 아닌 주의력의 부족과 의지의 결여에 주목한다. 더 똑똑한 자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해내지 못할 거라는 패배감과 무기력함에 갇힌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한 언어의 순환’, 그리고 ‘의지와 의지의 접촉’이다. 타자의 언어로 자욱하던 사유가 나의 솔직한 언어로 채워질 때, 비로소 인간은 진정한 자기해방을 경험할 수 있다. 인간은 말을 걸어오는 것들에 대해 느끼고, 응답하려는 욕구를 지녔다는 점에서 모두 평등한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다. 랑시에르가 끌어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깔끔한 표로 정리된 우월자들의 지식이 아니다. 이미 분할된 세상의 몫들에 저항하는 역동적인 불협화음, 그리고 주변부의 가장 사적인 목소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