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실험 연구의 목적은 공공재 기여가 분배 불평등 원인에 대한 인식과 집단 정체성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서로 다른 양의 초기 자금을 할당하되 두 가지 요인을 설정하여 2x2 피험자간 설계를 구상하였다. 첫째, 절반의 참여자들에게는 주사위 숫자 대신 퀴즈 점수를 반영한 차등 분배를 적용함으로써 귀속된 자산을 운이 아니라 노력의 대가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였다. 둘째, 내집단 의식은 직소 퍼즐을 이용한 협력 게임을 통해 조작하였다. 중국 유학생 16명을 각 조건에 무선할당하고 z-Tree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4인 공공재 게임을 10회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발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 연구들에서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재 기여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전형적인 양상이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조건부 협력자로 분류될 수 있었다. 둘째, 능력주의 믿음은 불평등한 분배 결과를 정당화하여 지속적인 공공재 공급을 어렵게 만들며, 내집단으로 인식된 참가자들과 게임을 할 때 기여율이 높아진다. 셋째, 능력주의 대 비능력주의 믿음의 프레이밍 효과는 집단 정체성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들 기여율의 차이는 내집단 의식이 존재할 때 더 커진다. 자신을 집단 구성원으로 지각하더라도 능력주의로의 귀인은 최상위 및 최하위 집단으로 하여금 공공 계좌에 기부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비능력주의 태도는 최상층의 유리한 불평등 회피 경향을 증가시키지만 하층의 불리한 불평등 회피 경향은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공공재 기여의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 이처럼 본 연구는 사회로부터의 보상이 자신의 실력에 비례해야 한다는 능력주의적 형평 원리가 공정한 불평등을 관용함으로써 연대 의식과 협력 행동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평등주의적 원리만으로는 다양한 집단으로 다원화된 사회에서 공공재 공급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