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인도네시아의 문화·정서 이해 및 아시아 문화소통의 관점에서 60편의 인도네시아 설화 작품을 선집하고, 동물, 자연과 환경, 인간생활, 해학, 문명과 사회, 다섯 유형으로 분류·고찰하였다.
‘동(식)물’ 유형은 인간과 야생동물·자연의 공존에 대한 인식을 서사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이다. ‘인간과 동물’ 소항목에는 ‘선행과 보은’, ‘대결과 화해’를 각각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있다. ‘자연과 환경’ 유형의 작품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의 가뭄에 대한 인식, 피부병 감염과 격리 문제에 대해 고유한 인식을 보여준다.
‘인간생활’ 유형은 비교적 다양하고, 새로운 서사와 제재,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이 발견된다. 사랑과 결혼 이야기에 보이는 다양한 ‘나무꾼과 선녀’ 형 이야기, ‘여성의 혼인회피’ 형 이야기들은 인도네시아 설화의 가장 특징적인 점들 중의 하나를 보여준다. 불효자 이야기에서 발견되는 효·불효에 대한 관념과 징벌은 유교문화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학대받는 딸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 힘든 여성의 고난과 저항, 주체적 여성상을 보여준다.
‘해학’ 유형은 편수는 적지만 아시아 설화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문명과 사회’ 유형은 이주, 상인, 식민지 등 근대의 사회현상을 제재로 한 작품들이 발견된다. 〈피퉁〉, 〈뚱뚱한 은통〉 등의 작품은 네덜란드 식민정부에 저항한 농민과 실랏 고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자카르타에서 채록된 민담의 개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