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두레를 중심으로 강원도 공동노동조직 특성을 살펴보았다. 기본적으로 논농사와 밭농사는 갈이, 파종, 김매기, 수확 등의 농사 과정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공동노동조직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체로 밭에는 소겨리, 논에는 두레라는 공동노동조직이 형성되었다.
강원도에서 두레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우선 호리농경이 주를 이루고 논농사가 많은 영서 남부와 영동 지역에서는 모내기와 김매기를 위한 마을 또는 반 단위의 두레가 구성되었다. 이 두레는 한반도 남부 벼농사 지역의 ‘표준 두레’와 비슷한 조직구성, 운영방식 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논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56가구 정도가 참여하는 ‘소두레’가 결성되었는데, 이를 드레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밭농사 중심의 논밭병행 영농이 행해진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두레 또는 드레라고 불렀지만, 그 내용은 소겨리 또는 품앗이에 가까웠다. 이들 지역에서 공동노동조직의 핵심은 축력을 중심으로 한 소겨리였다. 두레는 대체로 논밭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일하였다. 무엇보다 이 두레는 논농사의 모내기와 김매기에 집중되어 형성되는 ‘표준 두레’와는 조직구성 시기, 지속 기간 등에서 차이가 컸고, 오히려 소겨리의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두레의 바탕에는 소겨리가 있었고, 두레가 소겨리 그 자체이기도 했다. 소겨리의 조직원리가 논농사의 노동조직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이점은 강원도의 겨리농경 지역뿐만 아니라 한반도 북부의 밭농사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컨대 강원도 두레는 표준 두레로는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고, 무엇보다 소겨리에 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파악될 수 없을 정도로 소겨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