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6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한국 페미니즘운동을 1991년 ‘5월투쟁’,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준으로 세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에 전개된 페미니즘운동의 이론, 실천의 궤적을 국가론을 중심으로 살피면서 그 역사적 의미와 한계를 검토한다. 특히 각 시기에 전개된 페미니즘운동의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지배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다원)주의국가론이 어떻게 그 운동들의 안팎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지 주목하고자 한다. 끝으로 워마드 등 대중운동적 성격을 지닌 급진페미니즘운동이 부상하는 시기에 ‘정체성의 정치’로부터의 탈피를 목표로 ‘급진-변혁적 페미니즘운동’이 제안했던 ‘녹보라적 패러다임’의 이론, 실천적 의미를 드러내고 그런 전향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그에 부합하는 국가론이 빈곤한 이유, 그리고 그것의 재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