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자국우선주의의 부상에 따라, 제도적·사회적 노력으로 개선되고 있는 듯했던 인종차별주의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관련 연구들은 미디어상에서 특정 인종이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분석을 통해 인종차별주의를 유추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보다 명확한 탐구를 위해 본 연구는 인종차별주의를 키워드로 언론 보도를 직접적으로 분석하여 미디어에서의 인종차별주의의 개념적 변화와 관점을 파악하고자 했다. 본 논문에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가디언〉에서의 인종차별주의 관련 기사들 12,341건을 대상으로 토픽모델링을 실행하여, 언론에서 무엇을 인종차별로 보도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언론은 ‘사회문화’, ‘형사사법제도’, ‘유럽 및 영국 정치’, ‘미국 정치’, ‘스포츠’, ‘보건 및 코로나’의 총 6개의 토픽을 중심으로 인종차별주의를 보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상생활의 분야에서는 명확한 인종차별 피해사례가 보도되었고 정치 분야에서는 인종차별의 적용 자체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어 상반된 보도 양상을 보였다. 흑인을 제외한 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은 언론에서 배제되고 있었으며,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에서 인종차별 이슈를 타자화해서 바라보는 경향도 발견했다. 본 연구는 미디어 보도에서 좀 더 다변화된 형태로 보도되는 신인종주의 토픽과 개념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더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