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명청시기 중국의 사상적 문화사의 관점에서 유럽선교사 한학자들의 영향에 관해 고찰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소개한 서학과 중국의 문예부흥, 즉 실학사조, 과학사조, 고증학 등의 사상적 영향 관계에 역점을 두어 논지를 전개했다. 당시 기독교로 대표되는 서양문화의 전래는 중국의 근대 지향적 사상문화 자체의 변천과 맞물려 중국 근대사상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국문화의 발전에는 그 자체의 원인과 내재적 논리가 존재한다. 기존 중국학의 ‘충격—반응’이라는 모델에 따라 서학의 전래와 중국사상의 관계를 해석하는 관점은 한계가 있다. 서학의 전래가 중국사상의 변혁과 발전에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수용은 결국 중국문화 자체의 발전에 따른 것이다. 명청시기 중국의 사조들이 상호 충돌하더라도 서학을 흡수할 때는 각자 자신들만의 해석적 차원을 거쳤다. 중국 본토의 의식 변화와 외래적 서학의 상호작용 속에서만이 당시 중국사상에 대한 서학의 영향과 그 작용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연구는 한국의 서학, 실학이나 그와 관련된 한국의 근세 혹은 근대 지식사회 형성 등 한국학 분야의 연구 진척에도 유용한 지식토대를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