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 번역 전공 학습자들의 역번역문에 나타나는 비모국어성을 살펴보는 데에 있다. 대조언어학에서 두 언어 간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을 언어 간 영향(CLI)로 설명할 수 있다. 번역 또한 두 언어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번역에서도 언어 간 영향을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번역 전공은 1:1 언어 쌍의 번역이 아니라 다국적 학습자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외국어인 한국어로 번역하는 특수한 상황이므로 다른 요소들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번역 보편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비모국어성’의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어 번역 전공 학습자들의 번역 글쓰기와 L2 글쓰기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모국어 화자들의 글쓰기와 다른 양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문장 구조에서는 주어의 삽입, 문장의 분리 현상이 있고, 단락 구조에서는 지시표현이나 접속부사의 사용에서 어색한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이는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 문장과 문장 간의 결속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한국어 모어 화자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학문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내국인 대상이 아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번역 전공 학습자들의 번역문에서 부분적이지만 비모국어성을 밝혔다는 것이다. 또한 번역 글쓰기 자료와 L2 글쓰기 자료를 함께 분석하여 비모국어성을 파악하고자 한 연구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