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고 폰 호프만스탈은 세기전환기경 오스트리아의 유미주의에 있어 대표적 작가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유미주의를 구현하면서 동시에 유미주의에 대한 비판적 자세 또한 견지하였다. 유미주의에 대한 구현이자 동시에 비판이라는 일견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이 특징은 그의 초기작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고, 많은 연구들이 이 요소에 주목하여 호프만스탈의 초기작들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왜 호프만스탈이 유미주의에 대하여 이러한 양가적 자세를 지니게 되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본고는 이 양가적 자세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편으로는 오스트리아적 배경 그리고 개인적 배경을 통하여 호프만스탈이 유미주의적 경향을 띠게 된 원인을 살펴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견실한 삶에 대한 책임의식 속에서 현실의 중요성이 그에게 내재화됨으로써 현실과 단절된 유미주의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음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