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콩쥐 팥쥐〉는 1960년 이후 변화한 문화 정책과 함께 일본에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배워온 강태웅 감독의 존재, 그리고 그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의 제작 경험, 신데렐라 이야기에 힘입은 콩쥐 팥쥐 이야기의 인기 및 인지도라는 배경 아래 탄생할 수 있었다. 서사의 연원은 1965년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최요안의 〈콩쥐 팥쥐〉이다. 인물의 경우 최요안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나 성별을 바꾸는 정도이다. 관객인 어린아이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동물, 콩쥐의 친구들이 등장하며, 보살이 등장하여 불교적인 주제의 형상화에 기여한다. 서사는 최요안의 작품을 따라가되, 김도령이 전라감사가 되어 도임하는 장면부터 서사가 다르게 진행된다. 콩쥐가 꽃신의 주인으로 밝혀지는 장면이 변화되었으며, 연못에 빠져 죽은 이후의 사건 전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잔인한 장면은 삭제되고 천벌을 받아 죽은 팥쥐와 계모의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콩쥐의 재생은 보살의 목소리에 의해 이뤄지면서 인과응보라는 불교적인 주제를 완성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콩쥐 팥쥐〉는 현재까지 마지막 극작용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사적으로는 콩쥐 팥쥐 이야기의 하나의 이본 계열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존재는 콩쥐 팥쥐 이야기가 완전히 아동용으로 굳어졌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동화가 된 콩쥐 팥쥐 이야기는 착한 콩쥐를 통해 위기에서도 참고 기다리라는 메시지로 오해될 수 있다. 지금도 콩쥐 팥쥐 이야기가 향유되는 만큼 이 수동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