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예술 분야의 진정한 일원이 될 수 없다는 믿음이 옳지 않다는 것을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에 의한 예술을 우리가 진정한 예술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이유는 적어도 인공지능이 감정이라는 인간의 역량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글에서는 먼저 감정의 영역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사교로봇의 양상을 제시한 후 예술 분야의 인공지능들에서 채택되고 있는 감정 전략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사교로봇에 비해 예술 분야의 인공지능에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이유로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암묵적인 직관, 즉 예술은 ‘예술가가 체험한’ 감정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지목하고, 이에 대해 고찰한다. 그리고 이러한 직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다른 직관도 예술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왔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감정의 표현이나 전시를 일차적인 목표로 하지 않는 다양한 예술 현상에 주의를 환기하여 예술 분야의 적법한 일원이 되기 위해 인공지능이 반드시 감정의 영역에 도전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밝힌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은 감정의 표현 혹은 전시가 중요한 예술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에서 문제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