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의 핵잠 보유 가능성을 현실주의 국제정치 관점에서 검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이 핵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와 승인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미국은 오커스 출범 시 호주에게 핵잠 도입을 지원하기로 하였고, 미국의 이 같은 이례적인 조치에 한국사회에서도 핵잠 도입 논의가 촉발되었다. 미국이 호주에게 핵잠을 지원하게 된 것은 호주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 동맹국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의 핵심이익은 중국의 패권도전을 저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동맹국 지원이 필요하다. 호주는 영합게임을 불사할 정도로 대중강경 정책을 추구하는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발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북핵 위협을 공동으로 대응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대중견제를 위해서라도 한국의 핵잠 보유가 자신들의 안보전략 차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핵잠 도입에 대해 실질적으로 반대에 가까운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자신이 처한 지정학적, 정치・경제적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할 때 전략적 명료성을 갖고 미국 일변도의 외교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는 달리말해 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국익과 실리를 종합적으로 구성하는 한국의 맞춤형 외교 전략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절대적 가치’가 아닌 것이다. 한국이 미중 패권경쟁에서 미국에 우위를 가져다주는 ‘절대적 가치’로 여겨진다면 미국은 한국과 핵잠 도입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입장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동맹구조에서 가장 ‘약한 고리’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를 감안하면 한국의 핵잠 도입은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