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에 예니의 자전적 소설 『꽃가루방』을 통해 이혼 후 부모의 양육태도와 양육방식이 어떻게 자녀의 정서적, 사회적, 관계적 능력 및 적응 요인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있다.
주인공 조는 유치원 시절에 부모의 이혼을 겪고 대학에 입학한 현재까지도 부모의 방임적인 양육태도에 정서적 피해자로 방황한다. 조의 아빠는 어린 딸을 마치 어른처럼 대하며 아이의 정서적 필요를 이해하지 못했고, 엄마는 아이에 대한 양육 자체를 완전히 등한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데, 이는 조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불안, 회피, 분노, 인지 왜곡, 사회성 결여 등의 사회적ㆍ정서적 부적응을 야기하였고, 결국 조는 마음 둘 곳을 잃은 채 거리를 배회하며 자살충동에까지 이른다.
조의 파국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혼 후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녀의 사회적, 정서적, 관계적 능력 및 적응 요인으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부모들은 이혼하는 과정에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역할을 인지하고 자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이혼율이 현저하게 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혼자녀의 정서적 고통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자녀의 아픔에 성숙하게 대처하는 부모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담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