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漢代)의 중국인이 불교를 수용하는 요인이 되었던 종교적 관심으로 윤회사상과 선악보응사상에 대한 관심, 무위(無爲)에 대한 관심, 무위에 이르기 위한 수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동진시대 봉불사대부들의 종교적 관심에도 각각 계승하였다. 즉, 윤회사상과 보응사상은 불교적 세계관으로, 무위에 대한 관심은 무위열반에 대한 현학적 관심으로 그리고 무위에 이르기 위한 수도는 불교적 수행론으로 귀납된다. 본고에서는 동진시대를 대표하는 봉불사대부인 손작(孫綽)의 종교적 관심이 불교를 수용하는 데 어떠한 동기가 되었는지 그가 지은 『유천태산부(遊天台山賦)』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이를 통하여 ‘열반의 현학적 탐구’로 반야사상이 유행하면서 불교 수용의 계기가 되었고, 이어서 ‘불교적 세계관’에 대한 동진시대 봉불사대부의 종교적 관심을 볼 수 있었다. 즉, 『유천태산부』의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천태산을 영취산에 비견하고, 산상에서 석존의 설법이 펼쳐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등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천태산을 오르는 방법에서도 안반(安般)과 십이문선(十二門禪) 등의 불교수행법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