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좌측주변에 대한 분석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Rizzi(1997)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었고, 이 연구들의 성과 덕분에, Top, Foc, Q 등과 같은 일련의 기능 범주들이 연산 과정을 통해 절의 좌변에 담화 역할에 따라 수의적으로 매핑되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본 연구는 스페인어에서도 이러한 담화 기능들이 특정 어순을 도출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중세스페인어의 자료 검색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Cl+T] 형태의 접어 대명사를 포함한 어순은 중세와 현대스페인어에서 무표적이고 경제적이며 필수 불가결한 어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본 구조에서 벗어난 어순을 담화 관련 도출에 따른 결과로 분석할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중세스페인어의 절 구조에 Rizzi의 기준적 배치 구조 이론을 적용할 것이며, 중세와 현대스페인어에서 접어 대명사와 좌변으로 이동한 문장 성분들이 보여주는 어순의 차이는 두 시대 사이에 매개변인화한 담화 관련 기능 범주의 차이에서 비롯됨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