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고바야시 다키지의 동화『겐보의 작문(健坊の作文)』의 창작 배경과 작품에 나타난 아이들의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일본 프롤레타리아 아동문학은 아동 잡지『빨간 새(赤い鳥)』로 대표되는 동심주의에 기반을 두었던 다이쇼(大正) 시기의 아동문학을 부정하며 당시 아이들의 현실을 그리는 현실주의 방법이 받아들였다. 이런 창작기법은 이후 일본 아동문학의 전개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고바야시 다키지의『겐보의 작문』은 기관지『전기(戦旗)』의 부록형태인 아동잡지『소년전기(少年戦旗)』에 게재했는데, 『소년전기』는 주로 조직노동자, 농민의 자식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프롤레타리아 교화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동화『겐보의 작문』은 소작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입장에 놓인 아이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대단히 아쿠츄아루(アクチュアル)적인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고바야시 다키지는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겐보를 통해 메이지 자본주의 시대의 소작인의 아동상(子ども像)을 창출해 소작인과 지주, 노동자와 자본가, 지배자 계급과 피지배자 계급의 대립적 사회모순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고바야시 다키지의 작품에 생명을 전해주는 것은 깊은 공감을 동반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듯한 시선이다. 고바야시 다키지는 문학을 통해 약자의 입장에 서서 학대받거나 억압받은 자들을 그 현실로부터 구함과 동시에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했는데, 동화 『겐보의 작문』에서도 작가가 전달하고자하는 목적의식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결국 동화『겐보의 작문』은 당시의 시대적 요구에 충실히 대응한 작품으로 사회성과 계급성이 두드러진 작품이자 고바야시 다키지에게 있어서 야심적인 시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