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생존적 위협이 고조되는 시대적 상황을 진단하고 4차 산업혁명이 미중 경쟁에 가지는 함의를 분석하기 위해 칼 마르크스의 사적 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을 소환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사적 유물론의 핵심 메시지는 생산력(productive forces)이 생산관계(production relations)를 결정하거나 경제적 토대(base)가 상부구조(superstructure)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가 정치를 지배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왜 21세기에 사적 유물론을 이야기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것은 마르크스주의의 분석적 방법론인 사적 유물론은 자본주의 사회가 붕괴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측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에 여전히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히 우리가 기술(생산력)과 거버넌스(생산 관계)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출 때 사실이다. 2장에서 생산력과 생산관계 및 상부구조의 각 구성요소가 1차에서 4차에 걸친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를 차례로 살펴본다. 3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심화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4장에서는 이상의 논의가 미중 전략적 경쟁에 대해 가지는 시사점을 알아본다. 5장은 결론으로 이상의 논의를 정리한다.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불평등을 줄이고 동시에 성장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나라가 경쟁에서 이길 것이다. 적어도 그린수소를 중심으로 밑바닥으로부터의 에너지 혁명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고 성장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보다 유리하다. 20세기 3차 산업혁명 시대에 급변하는 기술 변화에 국가체제와 시스템을 제때에 변화시키지 못해 체제경쟁에서 패배한 구소련의 역사적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의 경쟁이나 기술 경쟁에서의 승자가 미중 경쟁에서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를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말하면 생산력과 생산관계, 또는 경제적 토대(시장)와 정치(민주주의 또는 권위주의) 사이의 효율적인 제도적 양립에 성공한 국가가 승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