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서 핵심개념으로 사용된 ‘세(勢)’에 대하여 기존의 주석자들과 번역자들은 이를 기세 또는 동적인 세력, 군대의 힘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에 따른 ‘세’의 개념 역시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하게 이해된다. 한편 1972년에 발굴된 죽간본 등에는 ‘세’에 관하여 전래해온 『손자병법』 내용과 상이한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세’의 개념에 대한 기존 해석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세’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세’의 개념을 문리적·체계적·비교문헌적으로 재해석해 보면 기존의 해석과 달리 ‘세’를 지휘통제체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과 함께 『손자병법』이 여러 편에 걸쳐 지휘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자병법』이 말하고자 한 용병의 핵심 중 하나로 지휘통제체계를 상정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