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에서 ‘리얼리즘’이라는 용어는, 생활주의로 대표되는 1950년대 리얼리즘 사진운동으로만 동일시되어 한정적으로 이해되었다. 게다가 이조차 사진의 재현 속성으로서의 리얼리즘과 인간과 사회적 소재라는 재현 내용 측면의 리얼리즘이라는, 중층적인 의미에 이중적으로 기대고 있어 이해에 혼선을 빚었다. 이에 이 연구는 매체속성으로서의 ‘사진의 리얼리즘(photographic realism)’과 구체적인 예술사조, 태도, 특정 시기에 나타난 사진운동으로서의 ‘리얼리즘 사진(realist photography)’을 구별하고,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한국사진에서, 사진의 기록성을 본질로 하는 독자적인 매체 특성으로서 ‘사진의 리얼리즘’을 지향해온 사진담론을 추적한다. 이러한 담론은 사진사를 사진의 독자성을 인식해가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1920년대 유럽의 근대사진(Modern Photography)의 두 흐름, 즉, 만 레이(Man Ray), 라즐로 모호이나지 (László Moholy-Nagy) 등, 포토그램, 포토몽타주 등의 특수기법을 사용하는 경향과, 신즉물주의(新卽物主義, Neue Sachlichkeit)와 ‘리얼포토(realfoto, the reailty photo)’로 대표되는 객관적 재현 중심의 경향 중, 후자를 사진성, 사진의 본질을 구현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 연구는, ‘사진의 리얼리즘’이라는 관념의 연속선상에서 ‘리얼포토’ 중심의 한국 ‘리얼리즘 사진’ 담론이 어떻게 1980년대~1990년대 한정식, 육명심 등의 ‘스트레이트 사진(straight photography)’의 모더니즘으로 연결되는지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