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사례로 하여 한국의 학군 형성의 역사와 그의미를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학군이라는 개념의 시작은 1968년 중학교 무시험 전형에서 비롯되며, 초기 학군 설정은 중학교 입시 폐해 해소와 인구 분산에 있었다. 70년대 서울시의 강남 이전 계획은 명문 학교를 집중시켜 학군의 의미를 중산층 주거지의 주요 요인으로 변화시켰다. 이때부터 학군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자가 되었으며, 학군병, 학군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와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군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감소하였으나 상징적·은유적인 차원에서 학군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례 지역의 경우, 199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 건설된 중계2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소득수준이 유사한 집단이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 아파트 단지로 이주했다. 또한 은행사거리는 제한된 상업지구의 발달로 사교육 시장이 밀집하여 성장하였고, 노원구청의 적극적인 지원에 따라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며 명문 학군의 이미지를 획득하였다. 도시 구성체로서 학군은 단순히 교육기관의 집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제도의 역사적 변천과 도시 개발 계획으로 인한 인구학적 변화, 교육을 통한 계급 유지에 대한 욕망 등이 뒤엉켜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