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설야설」은 원교 학술사상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태설야설」은 원교가 상서학 뿐 아니라, 역학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리고 조선 역학사에서 「태설야설」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조선 역학사에서 글자(字)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주역』의 ‘설(說)’이 일관된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 것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태설야설」은 원교가 역학과 관련해서 쓴 유일한 글이다. 원교는 「태설야설」에서『주역』에 나오는 ‘설’자를 ‘벗어나다(脫)’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교는 『설괘전』(『서괘전』 일부 포함), 효사, 『단전』의 순서대로 서술했지만, 본 논문에서는 『역전』 저술 시기에 따라 논지를 전개했다.
효사의 ‘설(說)’에 대해 원교는 ‘벗어나다’라고 주장했다. 필자가 검증한 바에 의하면 원교의 주장은 매우 적절하다.
원교가 『단전』에서 제시한 ‘설’은 이괘(履卦) 수괘(隨卦) 임괘(臨卦) 대과괘(大過卦) 규괘(睽卦) 쾌괘(夬卦) 췌괘(萃卦) 곤괘(困卦) 혁괘(革卦) 절괘(節卦) 중부괘(中孚卦) 등 11개 괘다. 11개 괘에 나오는 ‘설’은 모두 ‘벗어나다’는 뜻이다. 나머지 3개 괘 즉 함괘(咸卦) 귀매괘(歸妹卦) 태괘(兌卦)의 ‘설’은 ‘기쁨’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벗어나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설괘전』에 나오는 ‘설’ 또한 ‘벗어나다’는 뜻이다. 원교의 이러한 해석은 ‘기쁘다’로 풀이한 주석가들의 해석과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원교의 해석 또한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타당한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