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연구는 교사론에 관한 국내의 교육학적 논의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교사 해방의 가능성에 대한 탐색을 목적으로 한다. 교사론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이상적인 교사상이나 경험적인 교사의 현실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의 문제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 기반하여 자신을 인식하는 방법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교육 현실의 변혁은 교사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성찰하기 위한 이론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에 본연구는 Freire의 교육론으로 교사들의 현실을 분석하여 오늘날 한국 교육에서 교사는 어떤 존재인지, Freire의 교육론을 통해 교사도 해방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해 고찰한다. Freire 교육론의 핵심은 피억압자들이 의식과 세계의 변증법적 통일을 이루는 의식화를 통해 자신이 처한 세계와 현실을 변혁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Freire가 제기하는 억압과 피억압의 의미를 재해석하여, 피억압자일 수밖에 없는 교사가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생들에게는 억압자로 조건지워진 교육 현실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한국 교육이 교사가 학생과 대립할 수밖에 없도록 구조화되었고, 따라서 교육에서 교사도 학생도 자신이 처한 현실과 세계를 인식하고 변혁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라 수동적인 대상으로 존재하게 되었다고 논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을 이분화하지 않음으로써 대화의 당사자들을 주체화하고 교사와 학생을 동시에 의식화함으로써 교사-학생 간의 모순을 극복하게 하는 대안적 방법으로서 Freire의 대화교육을 고찰하였다. 이로써 교사와 학생은 대화교육을 통해 대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동질적인 피억압자로서 연대를 도모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사는 지배체제의 대리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에 교사 해방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교사 해방의 가능성은 교사의 해방이 억압된 구조에 종속된 한국 교육을 해방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